나경원은 ‘달창’에 사과한 적 없다. 사실상 “더 보도하지 말라”고만 했다.

오죽하면 홍준표까지 “참으로 저질스럽고 혐오스럽다”, 그런데 언론은 본질 아닌 정체불명‘사과’에 집중한다.

고승은 기자 | 기사입력 2019/05/13 [19:42]

나경원은 ‘달창’에 사과한 적 없다. 사실상 “더 보도하지 말라”고만 했다.

오죽하면 홍준표까지 “참으로 저질스럽고 혐오스럽다”, 그런데 언론은 본질 아닌 정체불명‘사과’에 집중한다.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9/05/13 [19:42]
▲ 나경원 자한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달창’으로 표현,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달창’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몸파는 성매매 여성이라는 비하적 의미로 부르는, ‘문빠’를 더욱 심하게 모욕하는 표현이며, 일베에서 쓰는 표현이다.     © 노컷뉴스

[ 서울의소리 고승은 기자 ] “나경원 대표가 사과문을 발표했다는데 혹시 보신 분 계신가요? 기자에게 보낸 공지문이 사과문? 설마 그걸 당대표 사과문이라 하진 않겠죠? 그렇다면 사과문이라 쓴 기자가 문제. 그건 통지문입니다. 정정 해명했으니 알아서 기사 더 이상 쓰지 말라는 겁박이나 다름없다는.” (변상욱 CBS 대기자)

 

나경원 자한당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대구 공개 장외집회에서 한 ‘달창’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KBS 기자가 물어봤는데, 그 기자 요새 문빠 뭐 달창, 이런 사람들에게 공격당하는 거 아시죠?

 

‘달창’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몸파는 성매매 여성이라는 비하적 의미로 부르는, ‘문빠’를 더욱 심하게 모욕하는 표현이다. 일베는 ‘달빛기사단’이라 자칭하는 문 대통령 지지자 집단을 ‘달빛창녀단’이라 비하해서 부른 바 있다.

 

국회의원이자 거대 제1야당의 원내대표 입에서 일베 용어이자 유권자를 심각하게 비하하는 말이 튀어나왔다. 충격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정계은퇴도 당연해 보이는 수순이다. 주권자의 머슴을 외치는 국회의원이 주권자를 모독했다면, 알아서 정계를 떠나는 것이 당연하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제대로 수준을 드러냈다는 꾸짖음도 쏟아진다.

 

변상욱 CBS 대기자는 트위터에서 “달창, 일베 중에서도 극악한 부류들이나 쓰는 모욕적 언어를 정당 대표가 그렇게 쉽게. 유권자가 어찌 창녀가 되나? 여성이고 어머니인 사람이 그렇게 히죽거리며 다수 국민을 향해 창녀라고 조롱하다니. 이건 막장도 아니고 뭐도 아니다.”라고 꾸짖었다.

 

역사학자 전우용 씨도 페이스북에서 “사람들은 좌우 이념으로만 나뉘는 게 아니라 상하 수준으로도 나뉜다”며 “나경원씨의 ‘달창’ 발언은, 자기 수준을 보여줬을 뿐”이라고 꾸짖었다.

 

오죽하면 막말로 유명한 홍준표 전 자한당 대표까지 페이스북에서 “나도 그 말(달창)을 인터넷에 찾아보고 그 뜻을 알았을 정도로 참으로 저질스럽고 혐오스러운 말이었다. 그 뜻도 모르고 그 말을 사용했다면 더욱 더 큰 문제 일수 있고 그 뜻을 알고도 사용했다면 극히 부적절한 처사”라고 꾸짖기도 했다.

▲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총선 당시 “대구경북에서 약간 뭐 ‘이상한 표’가 있었다”고 했다. 명백히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킨 유권자들을 폄하하는 발언이다.     © 민중의소리

나 원내대표는 발언 후 파문이 커지자,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썼다”고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말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

 

변상욱 CBS 대기자는 12일 트위터에서 “나경원 대표는 결코 ‘달창’을 모르고 썼을 리 없다”며 “어디선가 달창을 주워들어서 그 지지자들을 그리 부르나보다 하고 쓸 수는 있지만 문빠. 달창이란 두 개의 표현을 나란히 열거할 때는 다르다. 앞 단어는 알고 뒷 단어는 모른 채 붙여 쓴다는 건 글 쓰고 떠들어 본 입장에서 불가능한 일”이라고 꾸짖었다.

 

그럼에도 언론에선 나 원내대표가 정체불명의 ‘사과’를 했다는 게, ‘달창’ 망언을 꾸짖는 것보다 주가 되고 있다. 유권자를 대놓고 ‘창녀’라고 모독한 정계은퇴가 당연한 수준의 망언임에도, 언론은 제대로 지적하지 않고 있다.

 

사실 나 원내대표는 정식으로 사과도 반성도 하지 않았으며, 기자들에게 문자로 "몰라서 그랬다"는 식으로 책임회피를 했을 뿐이다. 변상욱 대기자의 발언대로 오히려 나를 공격하지 말라는 ‘겁박’에 다름 아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탈당을 상습적으로 하는 의원(주승용)을 향해 ‘공갈’이라는 단어 하나 썼다는 이유로, 온 언론이 ‘막말’했다고 일제히 물어뜯었다. 그는 당시 당직 정지 1년이라는 처분을 받았고, 그걸 빌미로 어이없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정 전 의원은 사실 막말도 아닌 걸로 그렇게 언론이 물어뜯었는데, 이런 역대급 막말이라면 최소한 며칠 동안 꾸짖는 시늉이라도 해야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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