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 유착 ‘검찰 기자단’...“윤짜장 반열에 오르다”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9/12/06 [17:40]

검-언 유착 ‘검찰 기자단’...“윤짜장 반열에 오르다”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9/12/06 [17:40]

MBC PD수첩이 지난 4일 방송한 ‘검찰 기자단’편을 통해 검찰과 언론의 유착을 파헤치면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법원 기자단> 30명 가운데 22명 명의로 5일 ‘MBC PD수첩을 상대로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즉각적인 사과와 정정보도를 요구한다’고 나섰지만 이에 대한 여론이 싸늘하다.

 

소위 법조팀 1진이라고 하는 KBS MBC JTBC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등 주요 매체가 빠진 가운데 대법원 기자단> 소속 30여명 가운데 <MBN> 김건훈(간사), <SBS> 김윤수, <세계일보> 김민서, <법률신문> 김재홍, <뉴스1> 김현, <한국경제> 박종서, <문화일보> 방승배, <채널A> 배혜림, <연합뉴스> 안희, <뉴시스> 오제일, <중앙일보> 이가영, <서울신문> 이두걸, <국민일보> 이경원, <한국일보> 이영창, <서울경제> 이현호, <동아일보> 장관석, <에너지경제> 전지성, <TV조선> 정돈권, <YTN> 정유신 <조선일보> 조백건, <헤럴드경제> 좌영길, <CBS> 최철 등 22명 이름으로 성명서를 내보낸 것.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MBC PD수첩이 지난 3일 방송한 '검찰 기자단' 편은 법조기자의 취재 현실과는 거리가 먼 왜곡과 오류투성이었다”면서 “검찰과 기자단을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 관계라 규정했고,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 비리의혹 관련 각 사별 단독보도 대부분도 한 시민단체의 통계를 근거로 검찰의 피의사실 유포의 결과물로 의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에 진술했다’ ‘검찰은 파악했다’ 등 표현만 있으면 검찰발로 분류한 것이었다”면서 “땀내 나는 외곽취재의 결실도 최종 검찰 확인단계를 거치고 나면, 검언(檢言)간 음습한 피의사실 거래로 둔갑시킨 확증편향의 오류로 법조기자단의 취재행위를 폄훼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더 나아가 한국기자협회에서 선정하는 '이달의 기자상' 가운데 검찰 발 기사 수상을 검언간 피의사실 거래로 간주하는 듯한 내용도 담겼다”면서 “얼굴을 가리고, 음성을 변조하는 것도 모자라, 가명에 대역 재연까지 써가며 현직 검사와 법조기자를 자칭하고 나선 인물들의 인터뷰 내용의 허구성은 아연실색할 지경”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기자 앞에 조서를 놓아둔 채 수사 검사가 통화를 핑계로 자리를 비켜줬다는 건 현재 법조계를 출입하는 기자는 물론, 과거 법조를 거쳐 간 선배들로부터도 들어본 적도 없는 일이다”면서 “공인을 포함해 주요 사건 인물의 소환 여부와 귀가시간 역시 피의사실과 무관할 뿐더러 기존 수사공보준칙의 테두리 내에서 공보 담당자에 의해 이뤄진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같이 지적한 후 “그럼에도 MBC PD수첩은 출처와 진위 여부도 의심스러운 일부 인터뷰 내용으로 전체 법조기자단을 브로커 등 범죄 집단처럼 묘사해 특정 직업군의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했다”면서 MBC PD수첩의 즉각적인 사과와 정정보도를 요구한 것.

 

 

  MBC PD수첩 화면 캡처

 

 

◆ 주진우 “논두렁 시계 난리칠 때 성명서 한 줄이라도 쓰셨나요?”

 

주진우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들을 맹비난했다. 그는 “법조팀장님들! 반성과 성찰까지는 바라지도 않아요”라면서 “쪽팔리지 않으세요?”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논두렁 시계 난리칠 때 성명서 한 줄이라도 쓰셨나요?”라고 따져 물으면서 “5촌 살인사건 보도했다고 검찰이 구속영장 쳤을 때 성명서 한 자라도 쓰셨어요?”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대안탐사언론 리포액트의 기자로 일하고 있는 허재현 전 한겨레신문 기자는 더욱 노골적으로 이들의 행태를 비판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방에 올린 글을 통해 제도적인 개선을 촉구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해당 청원글 바로가기)

 

허재현 기자는 6일 올린 해당 청원글에서 “법조 관련 각 부처 기자실의 폐쇄 또는 전면적인 운영방법 개선을 국민청원하는 바”라면서 “검찰을 출입하는 각 언론사 기자들이 직업의 본분인 권력 감시라는 사명을 내려놓고 수사 속보 경쟁에 매몰되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구와 멘트 하나만 살짝 바꾸어 앞다투어 쏟아지는 수사 속보기사들은 그러나 국민의 알권리 충족보다는 각 언론사의 단독보도 경쟁, 그로 인한 언론사 영향력·수익 확대에만 기여하고 있는 형편”이라면서 “또한 지나친 속보 경쟁으로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검찰발 기사가 쏟아져 피의자의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 또한 나온다”고 강종했다.

 

계속해서 “일부 검찰은 기자단과 유착해 국민의 눈과 귀를 혼탁하게 만드는 일에 일조하고 있다는 의혹 또한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특정 언론사 기자들만 독점하는 검찰 기자실이 과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 맞는지 근본적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허 기자는 이와 함께 “현재 검찰 기자실은 수사 브리핑실이 아니라 사실상 특정 언론사들만을 위한 업무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면서 “기자실에는 기자단에 속해 있는 기자들만 독점 사용하는 독서실 책상 따위가 놓여 있는데, 일반 시민 및 기자단에 가입하지 못한 기타 기자들은 이용조차 못한다”고 현실을 말했다.

 

이어 “기자단에 속한 특정 언론사 기자들은 이러한 업무 편의를 제공받으며 사실상 수사정보 빼돌리는 업무 전진기지로 이 기자실을 활용하고 있는 형편”이라면서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임대료를 아예 받지 않거나 또는 매우 일부의 비용만 언론사로부터 받고 각 부처 기자실 운영을 용인한 것은, 언론이 우리 사회의 믿을만한 공기로서 작용하고 있다는 사회적 합의 때문이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그러나 과연 지금 우리 사회의 언론, 특히 법조 기자들이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신뢰가 근본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검찰 기자단은 그 폐쇄적 구조와 높은 진입 장벽 탓에 지금처럼 다매체 시대에는 더이상 어울리지 않고, 국민이 더이상 세금으로 이들의 업무 편의를 지원해야 하는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허 기자는 “저역시 한겨레 법조팀 근무하면서 이러한 기자단의 일원으로서 검찰·법원이 제공하는 여러 취재편의를 누린 바 있으나, 이러한 혜택이 관행적으로 기자단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 늘 의문을 품었다”고 술회했다.

 

이어 “기자단은 단순히 업무 장소 무료 제공 등의 편의만 제공받는 것이 아니다”면서 “주요 피의자의 출석 일정, 구속·불구속 정보, 수사 진행 상황, 판결문, 공소장 내용 등의 신속한 확인 등의 편의도 독점적으로 제공받는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또한 기타 백브리핑의 형태로 소수의 기자들만 차장검사 등 방에서 수사관련 질의응답을 할 수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피의자 및 재판 당사자들은 상당한 인권침해에 노출되어 있는 형편입니다. 저역시 이러한 편의를 누리면서 일반 국민의 인권침해 가능성에 이렇게 침묵해도 되는 것인가 기자로서 늘 의문을 품었다”고 설명했다.

 

허 기자는 이 같이 설명한 후 “△검찰 기자실의 폐쇄 또는 순수 브리핑실로만 운영할 것을 청원합니다 △검찰 브리핑실은 국회 정론관처럼 출입사로 등록한 기자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바꾸어야 합니다 △검찰 출입언론사 관리 및 지원은 기자단이 아니라 출입처(공보부서)에서 하는 것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검찰 출입 기자단의 승인을 받은 기자들에게만 각종 수사정보 등이 전달되는 현재의 브리핑 시스템을 개선해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검찰 기자실 운용방법부터 시급히 개선하되, 향후 법원·경찰 등 법조·수사부처의 기자실도 운용방법을 개선할 것을 청원합니다 △검찰 기자실 운용 방법 개선을 검찰출입 기자단과만 상의해 결정하지 않고, 시민사회 및 언론 전문가 등도 참여시켜 국민 대다수가 납득할 만한 방법을 도출해줄 것을 청원합니다”라고 촉구했다.

 

한편 PD수첩 '검찰 기자단'편에 대해 사과와 정정보도를 요구한다는 성명이 일방적으로 추진돼 출입 기자단 소속 기자들의 거센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미디어오늘>은 이와 관련 “일부 기자들은 현재 나온 성명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일선 기자들은 대법원 기자단 간사가 한 매체와 '법조기자단이 PD수첩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오해할만한 인터뷰를 했다며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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