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조회가 불법사찰? 윤석열 검찰총장 때 검찰 282만 명 통신조회

임두만 기자 | 기사입력 2021/12/29 [17:42]

통신조회가 불법사찰? 윤석열 검찰총장 때 검찰 282만 명 통신조회

임두만 기자 | 입력 : 2021/12/29 [17:42]

국민의힘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소속 의원 105명 가운데 최소 77명의 통신자료를 조회했다며 ‘불법 정치 사찰’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들이 공수처의 수사대상이었다는 사실은 덮어놓고 통신조회는 '무조건 사찰'로 몰아가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배우자 김건희씨도 7차례의 통신조회가 있었다며 명백한 불법사찰로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윤석열 후보는 직접 “대통령이 되면 공수처의 불법 행위에 책임있는 자들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 공수처가 게슈타포나 할 일을 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특히 윤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겨냥 "얼마나 비리가 많길래 이렇게 무리를 하겠나. 과거 정권도 이렇게 못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겁이 없다. 보통은 겁나서 못한다"고 직격했다.

 

그런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법사찰이라고 주장하는 공수처의 통신자료 조회는 '고발사주' 사건의 수사를 담당한 공수처로서는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현재까지도 '고발사주'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따라서 현재도 그 사건 수사 대상이다.

 

▲ 조성은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고발사주 의혹 근거인 고발장 사본    

 

고발사주 의혹을 제보한 조성은 씨는 지난해 4월 ‘손준성 보냄’이란 텔레그램 메시지를 이용해 김웅 국민의힘 당시 후보가 자신에게 그 메시지를 전달, 당에서 고발을 하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수사과정에서 당시 김웅 후보자 현재 국회의원에게 전달된 고발장은 그해 8월 당 공식계통을 통해 법률자문위원장이던 정점식 의원실을 거쳐 당 법률자문위원에게 전달됐으며, 이 고발장은 당 공식직인이 찍힌 뒤 대검찰청에 접수돼 실제 수사와 기소까지 이뤄졌다.

 

이 때문에 윤석열 후보와 김웅 의원 등은 이 사건 피의자다. 손준성 검사와 김웅 의원은 휴대폰 메신저인 텔레그램으로 연락을 했으니 통화도 했을 수 있다. 윤석열 후보는 손준성 검사의 당시 직계 상급자였으므로 비록 이 사건이 아니라도 손 검사와 통화 등 통신을 했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이에 공수처는 손준성 검사 김웅 의원 등 수사 대상자와 통화한 불특정 다수에 대해 공수처가 통신자료 조회를 했고, 이 과정에서 의정활동 등으로 통화가 잦은 국민의힘 의원들 다수가 그 대상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공수처가 통신자료 조회 논란에 대해 “수사 중인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고발 사주 의혹 수사”를 언급한 이유다.

 

현재 국민의힘이 문제를 삼고 있는 조회 대상인 된 ‘통신자료’는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서비스 가입·해지일 등이다.

 

공수처가 법원 허가 없이 간단한 사유만 적어 이동통신사에 요청해 받아낸 것들이다. 즉 법원영장이 없이도 수사기관이 받아볼 수 있는 자료라는 말이다.

 

통상적으로 '통신기록조회'라고 하는 것은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법원 영장을 받아 수사 대상자의 통화 내역을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통신사 서버에 있는 통화 내역에는 수사 대상자가 통화(발신·수신)한 누군가의 전화번호와 통화 시간 등이 뜬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나타난 전화번호의 주인을 확인하기 위해 이동통신사에 통신자료를 요청해 이름 등을 다시 확인한다. 이때 범죄와 연관이 있는 사람이면 수사대상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 자료는 버려지는 자료가 된다. 이에 누구라도 통신자료 조회 대상이 될 수 있으나 범죄와 연관이 없으면 수사기관도 통화내역을 들여다볼 수 없어 이를 불법사찰로 볼 수는 없다. 

 

윤석열 후보는 특수부에서 거의 전 검사생활을 했다고 봐도 무방한 검사출신이다.

 

그런 그는 검찰총장을 지냈다. 이에 그가 이런 수사절차를 모를리가 없다. 윤석열 캠프 법률지원단 소속 법조인들도 거의가 특수부 검사 출신이다. 이들도 자신들이 현직 검사일 때 무수하게  이 같은 통신자료들을 봤을 것이다.

 

그런데 이날 한겨레는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재직한 2019년 하반기부터 2020년까지 1년6개월 간 검찰은 모두 282만6118건(전화번호수 기준)의 통신자료를 조회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수백만명의 국민이 통신자료 조회를 당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지나갔다"고 덧붙였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윤 후보는 이 같은 통신자료 조회가 사찰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이 총장 재임 때 280만여 명 모두를 사찰했다고 고백한 것과 같다.

 

다시 말하지만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직에 있었던 당시 검찰이 했던 통신조회가 사찰이 맞다면 이번 공수처의 통산자료 조회도 당연히 사찰이다. 하지만 윤 후보가 검찰총장일 당시 또 그가 특수부 검사로 사건수사에 임하며 했던 무수한 통신자료 조회가 사찰이 아니라 당연한 수사절차였다면 이번 공수처의 통산자료 조회도 그와 동일하다.

 

그동안 검찰은 물론 경찰 등 수사기관들이 일상적으로 해 온 통신자료 조회 규모로 따지면서 이를 사찰로 몰아간다면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 이뤄진 검찰의 통신자료 요청 또한 사찰이었다는 것을 고백한 것과 같다. 윤 후보는 여기서도 '내가 하면 수사, 남이 하면 사찰인가'란 자세인지 대답할 의무가 있다. 무작정 정치공세는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